현실에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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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시인,결국쳐들어가다. 파란만장연애사



얼마전에 도룡뇽이 동굴에 들어가서 암울하다는 글을 썼었다.

주위의 모든 반응은 도룡뇽이 한 번 동굴로 기어들어간 이상 먼저 절. 대. 연락하지말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고-그도 그럴게 일방적으로 당한거니깐-연락오면 오히려 매몰차게 내려쳐라고 했다.

사람이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면 괜히 더 사무쳐진다고나 할까. 한 새벽 도룡뇽의 아는 동생과 얘기하다가 동굴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. 그 친구는 자기 일인양 바로 도룡뇽에게 연락을 했고(내용은 형 뭐해요) 도룡뇽은 칼답장을 하였고 이 친구가 되려 흥분해서 연락 얼른 지금 당장 해보라고 독촉하였다.

덜덜덜 떨면서 전화 신호음이 몇 번가고.

망할 양서류놈이 전화를 받았다.

너무 떤 나머지 아무 말도 못했다.
기억도 잘 안난다. 초반의 그가 했던 말들은

그만하자.
이제 너무 장거리가 힘들다.
부모님 반대도 지치고 난 너무외로운데 넌 옆에 없다.
일들이 너무 많아 힘들다.
신경 쓸 것이 없어지면 좋겠다.
그 외 정말
식칼을 가슴에 내다 꽂으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말들을 해대었다.


아...난 미쳤었다.
분명.
그 순간.
확실하게 깨달았다.
난 이 사람없으면 못산다.
죽으면 죽었지 못산다.

잡아야겠다.

얼마나 이기적인 결정인지...
나 하나의 행복을 바라자고 힘들다는 사람에게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내 꼴이 서글프고도 우스워서 반실성한 사람처럼 웃으며 얘기했다.
나랑 예전에 계약서 쓴 거 기억나냐고.

어. 기억나.
마지막에 뭐라써있는지 기억하나.
아니.
헤어지자는 사람 소원들어주기였다.
하...뭔데. 뭐해줄까.
결혼하자.
뭐?
먼거리 때문에 더이상 연인이 될 수없다면 가까운 거리에서 네 가족이 되어 곁에 있어 줄게.

전화로 멋없게 얘기해서 정말 미안한데 도룡뇽아, 적어도 난 너 아니면 안돼. 결혼하자.

수화기 너머의 도룡뇽은 계속 울기만 했다.
자긴 나쁜 놈이라고. 나는 나이가 점점 들고 거기에 맞춰 부모님이 충분히 좋은 짝을 찾아주실 거고 그게 누가 되든 자기보다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. 자기는 초라해지고 있고 거리는 멀고. 그 모든 것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더 잘 해주려고 노력하는 데 자긴 자꾸만 외롭고 지쳐간다고. 그걸 말하면 내가 부담스러워하고 슬퍼할 것 같고 그 모든게 뻔하니 서로가 더 슬퍼하기전에 더 늦기 전에 자기가 끝내자고 한 거라고. 모질게 마음 먹고 연락안하는데 왜 다시 일으켜 세우냐고. 계속 울어댔다.

(그도 그럴게 그는 내가 곧 선을 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.)(누가알려준지는모르겠다.)

아. 외로움. 초조함. 불안감. 그랬구나.

미안하다. 내가 곧 옆으로 갈게.
난 네가 내려올 날만을 기다렸는데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일들도 많이 생겨 지쳐 버린 너를 못 알아봤어.
빠른 시일내로 올라갈게.
조금만 더 견뎌줄래.

그래. 어떻게 보면 둔감한 내 탓이기도. 여린 너의 탓이기도 한 이 일은 다시 한 번 더 단단하게 마음 먹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.
사람이 이렇게 호구가 될 순 없다고 하지만.
어쩌겠는가. 이 때 아니면 이렇게 미친 듯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.

오늘 하루 쉬고 당일 치기로 도룡뇽을 보러갔다. 너무너무너무 야위어서 50키로 대로 내려간 그 아이와

식사(혹은 보양식)을 먹으며 서로가 서로를 더 필요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.
(아파보이는데도 잘생긴 건 반칙이야....)

(이 아이는 살이 빠지는 데 난 왜 붓는가...)

그러인해 결정난 것은.
1. 주위에게 결혼을 전제로 사귄다고 알린다. 이미 원래 결혼을 목표로 사귀는 거였지만. 이번엔 좀 더 확실하게 도장 쾅.
2. 내년에 결혼을 목표.
3. 내가 서울로 이직. 단, 엄한 부모님이 반대하는 직장은 힘듬. 공부를 더 해야할 듯하다. 엄청 빡세게. 그걸 위해 금주 다짐.
4. 부모님께 더 잘해드리기. 그래야 내남자도 이쁨 받겠지.
5. 좀 더 자주 만나기로 함. 한 달에 한 번 보는 걸 없애기로. 당일치기는 내가 올라가고 일박은 도룡뇽이 내려오고.
6. 좀 더 서로에게 솔직해지기. 서로를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말기. 많이 물어보고 많이 대답하기. 포기하지말기.

7. 억지로 서로를 바꾸려고 하지말기. 이해하고 양보해주기.

입니다. 연애란 참 힘들지만 신기한 것 같아요.

정석은 없고 항상 변칙적이며 그 사람에게만 예외를 두며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들을 수 도 안 들을 수도 있는.

하... 그냥 자기를 믿으세요. 조언을 듣는 자세는 좋아요. 그 조언을 듣는 자기를 믿든, 조언을 안 듣는 자기를 믿든.

그리고 부딪혀 보는 겁니다.

한 번 뿐인 삶이 잖아요.

이 글을 보고 저 호구호구 ㅉㅉ 이래도

전 이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으니

한 순간 제가 무너진 것 자존심 버린 것 보다 이 사람을 다시 구한 게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.

열심히 사세요. 정말로.


걱정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.

꽁냥꽁냥 토닥토닥 혹은 아옹다옹 하더라도 잘 살아 볼게요.



덧글

  • 2015/03/03 15:18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15/03/03 16:54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15/03/03 20:08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타누키 2015/03/03 23:09 # 답글

    오 좋은 결과있으시길~
  • 2015/03/04 04:54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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